한-이스라엘 FTA가 2022년 12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되었다. 2016년 5월 협상이 개시된 지 6년 7개월만에 결실을 거두게 된 것이다. 한-이스라엘 간 수출입을 하는 무역기업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은 어떤 나라일까? 이스라엘은 서아시아의 공화국이자, 지중해 및 홍해의 연안국으로 유대교와 사마리아교 및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성지에 자리잡고 있다. 국토 면적은 2만8천789㎢로 우리나라 영남권 전체 넓이와 맞먹는 수준이다. 인구는 약 900만명으로 서울시 인구보다 조금 적은 규모이다. GDP는 2020년 기준 4천206억 달러이지만 1인당 GDP는 4만3천614달러에 달한다. 수출액은 500억 달러, 수입액은 694억 달러로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한-이스라엘 간 교역은 2021년 기준 수출은 18억 달러, 수입은 16억 달러, 총 34억 달러로 우리나라 총교역의 2.7%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7년 대비 40.6% 증가하는 등 무역증가 추세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고, 이스라엘의 경제성장률이 2021년 기준 7.1%에 달하는 데다 개인소비와 민간수입도 두자리 숫자로 증가하고 있어 양국간 교역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은 현재 47개국과 15개의 FTA를 체결하였는데, FTA 상대국은 주로 미주권 및 유럽권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스라엘은 수출의 54.2%, 수입의 46.1%가 EU와 미국에 집중된 구조이어서 한국과의 FTA 체결을 계기로 아시아권과의 무역 및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이스라엘 FTA의 상품양허는 어떤 수준일까, 그리고 그 기대효과는 어떨까?

한-이스라엘 FTA에 따라 현재 교역중인 모든 품목에 대해 10년 이내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대(對)이스라엘 수출액의 절반(50.8%)을 차지하는 자동차(관세 7%) 및 자동차 부품(관세 6/12%)의 관세는 협정 발효 즉시 사라진다. 이로써 한국산 자동차가 경쟁상품인 중국산, 일본산 자동차를 제치고 이스라엘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확고히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우리 주력 수출품인 냉장고(관세 12%)도 3년 이내 관세가 모두 사라지게 되어 현재 중국, 터키, 이태리, 태국에 이어 5위에 불과한 우리 업계의 이스라엘 시장점유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FTA 협상마다 시장개방의 수위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는 농산물의 상품양허는 어떤가? 다행히도 쌀, 과일, 고추, 생강, 표고버섯, 산양삼 및 과실류 가공품과 같은 민감농산물은 양허제외됨에 따라 농민단체의 우려를 불식하였다. 반면 이스라엘은 모든 한국산 농산물의 관세를 5년 이내 철폐함에 따라 우리나라 농산물의 대 이스라엘 수출길이 활짝 열리게 되었다.

이스라엘로 수출되는 상품에 대해 한-이스라엘 FTA 특혜관세 혜택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해당 수출물품이 한-이스라엘 FTA 원산지기준을 충족하여야 하고, 수출할 때마다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서 이스라엘 수입자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한-이스라엘 FTA 원산지증명서는 전국 세관 또는 상공회의소에서 발급을 받을 수 있지만 사전에 세관당국에서 원산지인증 수출자로 인증받은 경우에는 수출기업이 원산지증명서를 자율적으로도 발급할 수 있다.

현재 이스라엘로 수출하는 기업은 600여개에 불과한데, 주요 수출상품의 88.9%가 수송장비, 합성수지, 기계류 및 전기전자제품 등 대기업 상품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장품, 건강식품 및 생활용품 등 전 세계적으로 수출이 늘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의 한류 상품도 이스라엘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할 때가 왔다.

특히 이스라엘은 2022년 6월부터 ‘Cassis track’이라는 통관규제 완화조치를 통해 수입물품에 대한 기술인증(SII) 절차와 비용이 대폭 개선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표준에 근거하여 외국인증을 받은 상품은 이스라엘 측의 기술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 중소기업들도 넓어진 이스라엘 시장에 과감히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김석오 관세인재개발원 전문교수 / 전 수원세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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