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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협 칼럼] 소량 생산과 소량 무역에 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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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011회 작성일 21-05-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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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격하게 변하는 국제무역환경 변화에 대응 방향을 두고 많은 수출입 기업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몇 년 사이 미중 무역전쟁, 한일 무역갈등,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와 회복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바이든 행정부의 신통상정책 등 국제 통상환경은 현기증 날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서 고려해 보아야 할 점은 다른 나라의 관세율과 무역정책은 우리 기업들이 관라하기 어려운 외부 여건이다. 물론 이를 현명하게 예측하고 대비한다면 기업에 큰 이익을 가져오지만 항상 잘못된 예측의 위험이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예측이 어려운 다른 나라의 통상정책 보다는, 예측 가능한 물류혁신의 기술변화가 앞으로 기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고민하는 것이 기업 성장에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제교역의 성패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운송비이다. 좋은 제품을 저렴한 비용에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효율적으로 현지에 보낼 수 있는 운송방법도 굉장히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운송은 해상운송이 절대적으로 경쟁력이 있었다. 육상운송은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로마 디오클데티아누스 황제의 칙령에 의하면 마차로 밀을 80Km 운송한다면 그 비용이 해상운송에 비해 5배 더 들고 밀의 가격이 2배로 높아진다는 내용이 있다. 그래서 로마제국은 해상교역이 가능한 지중해를 중심으로 발달하였고, 중국은 진시황 때부터 운하를 개발하고 이를 개량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운송단가를 낮추는 물류의 발전에 따라 국제교역량은 급증하였다. 관세율을 낮춘 것 보다 더 큰 효과가 있는 운송비용을 낮춘 기술 혁신은 항해기술, 철도운송, 내연기관선박, 냉동보관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최근 우리의 삶에 가장 큰 변화를 준 것은 바로 컨테이너 운송이다.

 

컨테이너 운송은 항구의 성격을 변화시켰다. 컨테이너가 도입되긴 전의 항구는 하역, 보관, 운송, 상하차 등에 많은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하였다. 그러나 컨테이너 도입 후의 항구는 대형선박이 정박하기 좋은 도심 외곽에 위치하여 자동화된 대형 크레인으로 물류를 처리한다. 또한 과거에는 많은 공장들이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항구 주변에 위치하였으나, 지금은 물류비용이 낮아진 덕분에 시골 구석구석 즉 생산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곳에 공장들이 위치한다.

 

컨테이너를 활용한 물류혁신 덕분에 기업은 운송비 절감 뿐 아니라, 재고비용까지 최소화 할 수 있는 적기공급생산(Just-in-time)을 실행하게 되었다. 과거의 국제거래 물품은 수출국과 수입국 간에 가격차이가 많고 중량이 가벼운 silk 같은 품목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양국간 가격차이가 거의 없는 물품도 수출입 거래 대상이 되었다. 또한, 과거에는 수출입 거래를 위해 별도로 국내 운송계약, 부두 창고 등 보관계약, 선박적재 계약, 해외운송계약, 보험계약 등 다수의 계약을 각각 체결해야 했으나, 이제는 일괄운송계약 한 건이면 된다.

 

농산물의 경우에도 수량, 규격, 품질 등을 표준화시켜 대량운송 및 선물거래가 가능하도록 하여, 물류비용이 최소화되었다. 쌀을 농부 김 씨가 유기농법으로 생산하였는지, 농부 이 씨가 화학비료로 생산하였는지 보다는, 표준규격과 간단한 품질요건을 고려하여 운송단가를 최소화하는 대량거래가 된 것이다. 이러한 대량거래에서는 수()입자-도매상-소매상-소비자의 체계적인 유통구조가 형성되었다. 컨테이너를 활용한 자동하역은 항만 노동자의 역할을 상대적으로 약화시켰고, 세관의 입장에서 볼 때 밀수까지도 운송비가 낮고 은닉하기 쉬운 컨테이너를 활용하는 상황이 되었다.

  

최근 국제무역에서 또다시 새로운 물류 혁신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해외직구라고 부르는 전자상거래이다. 해외직구의 폭발적 증가는, 인터넷을 통한 상품선택 및 국제결제 시스템 덕분이기도 하지만, 개인이 주문한 상품을 물리적으로 운송하는 비용이 현저하게 낮아진 것이 원인이다. , 전문화된 무역상이 주로 담당하던 대량 수출입 거래에서 소비자 개인 또는 소규모 기업들이 하는 소량무역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제는 물류 혁신으로 대량생산 대량 수출이 아니라, 소량 맞춤 생산, 소량 무역의 시대가 오고 있다. 국제 경제 및 관세율 전쟁은 미국의 무역수지 상황, 정치적 여건에 따라 수시로 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 컨테이너 물류혁신이 가져온 생산과 무역, 소비의 변화가 얼마나 거대했는지 돌이켜 보면, 이제 막 시작되는 물류혁신이 가져올 생산과 무역, 소비의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북 영주에서 만든 호미가 아마존을 통해 전 세계에 팔린다. 한국의 농부 김 씨가 재배한 과일을 해외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소량운송의 물류혁신이 앞으로 기업의 수출 활동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측해 보고 미리 대비할 때다.//

 

# 저자 이상협 교수는 현재 관세청 산하 관세국경관리연수원의 전문교수와 국제관세무역자문센터(ICTC)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37년간 관세행정에 몸담고 있으면서 관세청 국제협력과장, 세계관세기구(WCO) 파견관, WCO·ADB·World Bank 교관을 역임한 국제관세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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